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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노년의 삶

인생 후반부엔 시를 읽는 마음으로

자녀들에게 시를 읽어주세요
   시를 읽는 마음이면 다른 사람들의 삶에
            상처를 주지 않을테니까요
      

뜬금없는 시 이야기를 해 볼까합니다.

이 얘기는  칠 팔년전, 무더운 여름
다니던  회사 근처의 건설사 본사앞에서 며칠 째 노숙하며 무언의 시위를 하시던 여사님이 계셨습니다

무슨 사연이 있겠지 하며, 늘 불편한 마음으로 지나치길 며칠 째, 그날은 너무 더운 날이었고, 아이스아메리카노를 테이크아웃해 가던 중 저도 모르게
바닥에 앉아 있는 그 여사님을 보고
“더운데 커피 드세요”
“그런데 무슨 사정이신지요?”하고 물어보게 되었다

그래서 듣게 되었는데
”저는 세상물정모르는 그냥 피아노치던 사람입니다
재건축 예정인 건물인 줄도 모르고, 큰 돈을 들여 인테리어를 다해서 피아노학원을 처음 차렸는데 철거가 예정이라 수강생이 줄고 결국 버티다가 투자한 인테리어비도 다 날리고, 어쩌다 빈털털이가 되었습니다. 그 때 철거를 한 건설사가 지금 노숙하고 있는 건설사라 본사앞에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무작정 하소연이라도 하려고 왔습니다. “

잠시후에 건설사에서 한 사람이 나왔습니다
“혹시 기자신가요?”
“아니요 . 지나가는 사람입니다. 너무 더운날이라
커피한잔드린 겁니다”
건설사에서도 예의주시하고 있었던 불편한 상황인 모양

“커피 주셔서 감사합니다.
아이가 있으시면 시를 많이 읽어주세요.
시를 읽는 마음이면 무슨일을 하든 다른 사람의 마음을 아프게 하지는 않을 거에요”

찜통 같은 더위, 전 재산을 다 잃었다고 하시고
며칠 째 노숙 시위를 하시는 분이 하신 말씀은
”자녀에게 시를 많이 읽어주세요” 였습니다.
”나의 억울한 사연을 널리 퍼뜨려 주세요“가 아닌

난 그 상황에 “시”라는 말을 듣고 정말 당황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로부터도 저는 사실 시를 좋아하지도 않고
자녀들에게도 시를 읽어주지는 더더욱 않았습니다.

얼마전 부동산성공노하우 책에서
저자가 성공노하우로
전세보증금은 안돌려줘도 임차인이 소송하는 동안 시간이 걸리니 충분히 다른 세입자를 구할 여유가 있고, 돈을 돌릴 수 있다고 자랑스럽게 기술한 것이 떠올랐습니다. 그리고 인천에 전세보증금 사기, 빌라왕 얘기가 사회문제와 데자뷰되었습니다

시를 읽지 않으면 그런 글을 성공담이라고
쓰게 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시를 읽는 마음”
4.16일 세월호 10주기를 맞으며
시를 읽는 마음이 필요한 세상임을 다시 생각합니다


  자녀들에게 시를 읽어주세요
      시를 읽는 마음이면 다른 사람들의 삶에
               상처를 주지 않을테니까요